6개월여 만의 오랜 기다림 끝에
파랭이 회장님의 발목을 움켜잡고 어렵사리 마련한 상봉의 날.
내일 주일 행사로 부득이 오늘 돌아와야 하는 나는
허락된 만남의 시간이 불과 대 여섯 시간밖에 안될것이 아쉬워
될수있는대로 빨리 서둘러 떠나려고 첫차에 몸을 실었다.
차창에 부딪쳐 구르는 빗방울 사이로 스쳐가는 짙고 옅은 조화로운 녹색의 향연이
그렇게 싱그러울수가 없었다
여유롭게 떠난 덕에 시간 반이나 일찍 도착 했으니 일단은 회장님 댁으로 ~~~~
남곡님께서 센트럴 파크라는 아파트 이름을 가르쳐 주시고 동과 호수를 일러 주신다.
시어머니도 못찾아 오게시리 지은
그 어려운 이름 이라는데 어찌 한꺼번에 다 외우라꼬. ㅎㅎㅎ
우선 아파트 이름만 외우고 그곳에 도착하여 다시 전화를 드리기로 했다.
쭉쭉 빵빵 늘어서 있는 아파트 사이로 잘 정리된 단지가 아주 시원스럽다.
회장님댁에 들어서니 오랜동안 분신처럼 아끼던 정화백의 작품이
주인을 알아보고 방긋이 우리를 반긴다.
학교 복도같은 길다란 골목 마루에서 우회전을하여 20여 발자욱을 옮기니
넓은 거실과함께 펼쳐지는 창밖 풍경이 기가 막히다.
더 말할것도 없이 남곡님의 탁월한 선택에 박수를 보내 드린다.
몇해 전에 전망좋은 집으로 이사를 했을때 큰시누이님께서 하신 말씀이 생각난다.
너희들 여기서 죽어라 ~~~ ㅎㅎ
너무 좋으니 오래도록 살라는 말씀을 확실하게 표현하셨던것 같다.
오늘 나도 그말을 그대로 옮겨야겠다.
미리 예상은 했었지만 구석구석이 예술인 회장님댁 정리 정돈은 어느 누구도 따를자가 없다.
미흡한곳을 찾아 트집을 잡아 보려는동안 어느새 10시가 다 되었으니
구구 절절한 얘기는 뿌리 공원을 다녀와서 하기로 하자.
세느강변보단 훨 운치있고 우리 일산의 호수공원보단 쫴매 거시기한 ㅋㅋㅋ
여기저기 제각각의 형상으로 각 성씨의 뿌리를 자랑하고 있는 뿌리공원.
신발 거꾸로신고 달려나오는 사람이 없는걸보니 우리가 젤로 먼저 도착한것 같았다.
날씨가 계속 꾸리꾸리한 것이 이런날이 사진발은 아주 잘 받는다는데 ~~~
짐작이나 한듯이
멀리서 눈에 익은 차 한대가 미끄러지듯 들어오나 했더니
차문이 열리고 연두빛 스카프를 멋지게 두르신 혜당님께서
쥔장님의 카메라 세례를 받으시며 도착 하셨다.
뒤이어 만사 다 제키시고 우리의 만남을 택해주신 이슬이님.
불란서 공항으로부터 방금 날라오신 좋은날님의 짝꿍이신 더 좋은날님.
두분께선 오계절을 얼마나 사랑하는가를 보여 주셨다.
마치 보물찾기라도 하듯이 각자의 성씨를 찾아 오르려니
우리 큰 형님 남이문씨의 뿌리.
작은형님 송강주씨의 뿌리.
남곡님의 뿌리.
내 짝꿍 정공조씨의 뿌리.
그리고 시어머님 한교매씨의 뿌리까정 모두 찾았는데.
나의 뿌리는 어디메에 있단 말인가?
눈을 비비고 찾아봐도 ~~~ ㅠ ㅠ
장씨 후손들의 게으름에 일말의 책임을 느끼며 툴툴대고 내려 오는데
안내하시는 분의 말씀이 지금 저기 건립하고 있다니 조금 맴이 놓인다.
바람불고 추우니 구경이고 뭐고 등따순 아랫목 생각에
센트럴 파크 아랫목 행 ~~~~~
들어서는 순간 온기가 온몸을 감싸는것이
살로메가 우리를 뜨겁게 맞아 주는것이 분명하다.
이번에 우리를 초대해준 장본인 살로매.
너무도 기특하고 대견스럽고 정말로 오씨 가문의 보물임에 틀림없다.
시어머니의 자랑이 한치의 보탬이 없다는 사실을 ~~~~
오늘의 진수성찬도 모두 살로메의 작품이라니
공부만 박사인줄 알았는데
음식 솜씨도 금메달감.
살로메의 특허품
꽁치보쌈의 환상의 맛은 오래도록 입맛 다시게 할것이다.
참고로 메뉴를 나열해 봐야겠다.
꽁치보쌈. 해파리냉채. 잡채. 제육보쌈. 과일샐러드. 미역냉국. 도라지무침.
마늘쫑졸임. 알타리무. 묵은지. 물오징어회. 생굴, 된장국 ~~~
식사 도중에 들꽃향기님께서 도착하시고
뒤이어 새아침님과 초저녁님 내외분께서 역시나 찾기 어려운 이름땜시 고생을 ~~~ ㅋㅋ
함께 하지 못하신 우리 이박사님. 반달님. 좋은날님. 에비님. 연향님.두분 기자님을 위해
위에 남겨놓은 음식 그날 못오신분들 많이 잡수시와요.
후식으로 맛난 꿀떡과 그린로즈님의 선물 파리바케트 빵,
그리고는 직접 만든 시원한 식혜 ~~~
2부 순서인 사다리타기와 가위. 바위. 보가 또 시작됬다.
투피스. 티셔츠등 멋진 상품 앞에서
제일먼저 고를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으니 혜당님의 재주는 게임 앞에서도 두각을 나타낸다.
각자 고른 의상을 끼어 입고 하하호호 배꼽들을 움켜쥐는 진풍경은
애들이 따로 없는것 같았다.
오늘은
파랭이님이 떠나신후
다시 돌아 오실때까지 우리 오계절이 필요한 엔돌핀을 비축한 하루였다.
이만하면 좋은걸 ~~~~
레몬님은 끝내 약속을 안지키셨다.
기다리다. 기다리다 1박 2일의 출사길이 되어 버렸다.
내 손에 잠들고 싶다고 너스레를 떠시는 레몬님 땜시 짓무른 눈 치료차
새벽차에 몸을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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