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름다움에 대하여 ★
그러자 한 시인이 말했다.
우리에게 아름다움에 대해서 말씀해 주십시오.
그가 대답했다.
아름다움이 스스로 그대들의 길과 안내자가 되지 않는다면,
그대들은 어디에서 어떻게 아름다움을 찾을 수 있겠습니까?
또한 아름다움이 스스로 베 짜는 이가 되어
그대들이 하는 말을 엮어주지 않는다면,
그대들이 어떻게 아름다움에 대해서 말할 수 있겠습니까?
학대 받고 상처 입은 이는 말할 것입니다.
‘아름다움은 친절하고 부드러운 것.
그것은 나이 어린 엄마가 엄마 된 것이 자랑스러우면서도
반쯤은 부끄러워하듯이 우리 사이에서 걷는다‘고.
또한 정열적인 사람은 말할 것입니다.
‘아니다. 아름다움은 강하고 두려운 것.
그것은 폭풍우처럼
우리 발아래 대지와 머리 위 하늘을 뒤 흔든다‘고.
피곤하고 지친 사람은 말할 것입니다.
‘아름다움은 우리 영혼에게 말을 건네는 부드러운 속삭임.
그 목소리는 그림자의 두려움에 떨고 있는 희미한 빛처럼,
우리의 침묵 속으로 흘러든다‘고.
그러나 쉬지 않고 활동하는 사람은 말할 것입니다.
‘우리는 그가 산 속에서 외치는 소리를 들었다.
그의 외침과 함께 말발굽소리, 날개 퍼덕이는 소리,
그리고 사자들이 포효하는 소리도 들었노라‘고.
밤이 되면
성을 지키는 파수꾼은 말할 것입니다.
‘아름다움은 동이 틀 때 동쪽에서 떠오르리라’고.
또한 정오가 되면
노동자와 여행자들은 말할 것입니다.
‘우리는 아름다움이 석양의 창가에서 대지에 몸을 기대고
쉬고 있는 것을 보았노라’고.
추운 겨울에
눈에 갇힌 사람은 말할 것입니다.
‘아름다움은 봄과 함께 언덕을 뛰어넘어 달려오리라’고.
그리고 한여름 뙤약볕에서
추수하는 농부들은 말할 것입니다.
‘우리는 아름다움이 가을 잎과 함께 춤추는 것을 보았다.
또한 그의 머리카락 사이로 눈발이 흩날리는 것도 보았다’고.
이 모든 것이 그대들이
아름다움에 대해서 말해 온 것들입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대들은
아름다움에 대해서 말한 것이 아니라,
충족되지 않은 소망에 대해서 말한 것일 뿐입니다.
하지만 아름다움은 결핍이 아니라 환희입니다.
아름다움은 목 타는 입술도 아니고
무언가를 잡으려고 안간힘을 쓰는 내뻗은 손도 아닙니다.
아름다움은 그보다는 오히려
불타는 가슴이며, 매혹된 영혼입니다.
아름다움은 눈에 보이는 모습도,
귀에 들리는 노래도 아니지요.
그보다는 오히려 눈을 감아도 보이는 모습이요,
귀를 닫아도 들리는 노래입니다.
아름다움은 늙은 나무껍질 속의 생기 없는 수액도 아니고,
갈고리에 걸린 날개도 아니지요.
그보다는 오히려 항상 꽃이 만발한 정원이며,
항상 날아다니고 있는 천사의 무리입니다.
오팔리스 사람들이여,
아름다움이란
생명이 베일을 벗고 자신의 성스러운 얼굴을 드러내는
바로 그 생명 자체입니다.
그러나 그대들이 곧 생명이고 베일입니다.
아름다움은
거울 속 자신의 모습을 응시하고 있는 영원입니다.
그러나 그대들이 곧 영원이며 거울이지요.
☆ By 정창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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