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1
지난 세월
화려했던 벤치에는
눈이 쌓이고,
강이 보이지 않는 언덕길을, 돌아 올듯
걸어가는 두 사람,
그대의
외출은 너무 멀었다.
162
겨울 호수가에
잠들지 않는 기억 하나 세워두고
그는 어딜 갔을까......
백조가 떠나 간 자리마다
벌써, 봄을 노래하는
향연의 아지랭이는 피어 오르고,
163
화려한
꽃잎도 열매 맺고
시들면, 한 줌 흙으로 돌아가는가.....
흙으로
돌아가지 않으려거든
눈물 뿌려 씨를 뿌릴지니.......
163
저 멀리 보이는
희미하기 그지 없는 등댓불에
한 점 희망을
걸고, 어둠의 파도를 넘어서
이제, 예까지 왔다.
찬란한 아침 해는 솟아오르고
다대포의 아침은
거짓처럼 밝아왔다. 희망을
버리지 않는 한
아침 해는 다시뜨고.........
164
더운 가슴으로
익혀낸
저 마음의 식단을, 어찌 동장군인들
범하리오........
165
말탄
청동기사의 모습은
유럽문명사를
이끌어 온 주인공의 표상입니다.
지금은
잊혀지지 않는 그림자로
남아, 우리 곁에 오래 머물고........
167
죽음의
연못 시화호, 그러나 이제
물새가 날고
맑은 바람이 이는
심연의 샘물로 거듭나고.......
이는, 죽음에 머물러 있던
우리도,
생명으로 옲겨졌음이라
168
한 줄기
바람이 소스라치며 흘러간다.
에게해
어디쯤에 지금도 남아 있을
아폴로디데의
연서 한 장, 우린
사랑한다고 말하지 아니했다.
169
겨울이
언덕 너머로 내려올 때는
빛은 파르라니 입술 위에서
떨고,
겨울이 뿜어 내는
입김 사이로, 가는 모발들이
잔잔히 흔들리고 있다.
170.
흐르는
바람 끝에 흐르지 않는 것이 있다.
우리는 흐르지
않는 것들에 대한 집요한
생각들을
뿌리 깊이 심어 두고 있을 뿐이다.
홍학이 춤을 추는 겨울 나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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