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1
장다리 밭에서
나비떼가 날아오르던 그날을 기억하는 이들은
봄은 어디서 오는 것인가를
서쪽새 울음 소리보다 더 선명하게 알고 있었을까.
장다리 밭에서 나비떼가 날아오르던 그날,
함평의 하늘 빛은 저토록 푸르렀을까.........
232
명경지수의
한려수도가 여기서부터 시작되는가.
꿈처럼 어리는
저 바다 끝에 하나의 섬이 되어 남아 있는 그를
나는 무엇이라고 불러 주어야할까. 섬 그리고 섬그늘........
233
길이 있어
외롭지 않은 저 곳을, 해안 등대라고 부르지 않고
주라기 공원이라고
부르는 까닭은, 아마도 그 곳에서 공룡이 살았었다는
증거를 보존함일러니, 해남 우항리에도 공룡은 전설처럼 살아 있었고....
234
창문 사이로
세상을 보면, 세상은 좀더 넓고 포근해 보인는가.
나누면 나눌 수록
하나로 연합하려는 세상 풍경은 어디서 시작된 의식의
표상들인가..... 아, 더없는 이데아의 그림자여......
235
역사는
자연과 더불어 시작되고
인간의 고된 삶은 낙원에서 자연으로
돌아 오면서 시작되었나니, 완충지대로 남아 있는
공룡의 발자국은 자연과 전설 사이를 지금도 누비고
226
땅끝 마을
어디쯤에 남아 있을, 새벽 닭 우는 소리
아마도 들리지 않은 채
날은 밝고, 베드로는 세 번 주님을 부인하고......
237
다늅강의 물결은
구름처럼 흘러가고, 흘러서 끝 닿은데 없는
먼 역사의 강둑을 따라
지금도 쉬지 아니하고 흘러서, 흘러서 이디런가
돌아올 수 없는 강물이 되어 자유하리니, 강이여 흐를지어이......
238
어디서 시작되고
어디서 끝이 나는가. 저 진도대교의 위용에 찬 모습이여.
바다를 가르고
하늘을 드높이면서 더불어 장엄해진 그대의 건강미,
바다의 자긍심이여......
239
발칸을
가로질러 장강이 되어 흐르는
저 다늅강의 긴 호흡이여. 멈춰 서지 말지니, 흐르는 강은
강물되어 흘러, 다시 흐르는
세월 저편으로 우리를 인도하나니, 끝 닿은데 없어
더욱 찬란한 나의 노래여.
240
저토록
긴 해안선을 따라, 새벽을 남겨두고
떠나간 사람은 누구였을가.
우리는
오늘도 떠나간 사람 못잊어, 못잊어서
신지도 하늘을 바라보고 서 있노라. 노을이여
잠들지 말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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