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1
사랑하라.
그리고 사랑하라. 빛이 바래고
눈이 어두워
사랑하는 사람이 보이지 않을 때가지,
사랑하라 그리고
사랑하라.
참된 사랑은 이즈러지고 어둠이 몰려 왔을 때
더욱 잘보이는 것을 알기까지........
322
한 점 노을 빛처럼
떠나는
겨울 여행은 외경에 차고,
어머니 등솔처럼
다수운
순백의 능선 위론
꽃잎처럼 다정한 미풍이 일어,
겨울 여행은
한 폭의 환청으로 쌓여오고......
323
날마다
우주 공간에서는, 위대한
우주쇼가 펼쳐지고,
들여다 볼 수록
영묘한
우리들의 일상이, 얼마나 거룩한
창조주의 섭리인가를
새삼 깨닫게 하심은........
324
아마도
광야의 영춘화는 파피꽃인가,
조용한 몸매로 서서
계절이 지나가는
어느 간이역의 시그널처럼
우리들의 가슴에서 이제 막 피어난 꽃
파피여.....
325
심해선 너머로
바람이 밀려오고, 일모로 기우는
저녁 바다에는,
우리들의 추억이 어린 빛 바랜
사진첩처럼, 일렁이는 물결 잔잔한
굽이마다, 숨결에 차고......
326
새삼
창문을 열고 바라본다.
화평케하는 자여, 우리함께 가자.
풍랑의 바다는
잠들지 않아도, 화평케하는 자여
우리 함께가자.
단 하나 인어공주는 이브의 눈매를 닮았다
327
저 심미안
너머에는 누가 있을까......
고독한
지평선의 한 점 등불이여,
눈 덮인
심미안 저편에는 누가 있을까......
목마름으로
잠들 수 없는 나의 귀로여.
328
잊혀진
장다리 밭에서 날아오르던
그날의 나비 떼처럼
캘리포니아의
봄은
파피꽃망울이 터지는 날
봄은 떼지어 몰려 올 것만 같아서.......
329
봄볕은
우리를 부르고, 부름 받은
우리는
머물 수 없어, 빛을 찾아 떠나는
조용한 발걸음,
걸음 마다 고이는
봄의 향수여......
330
호수공원의
사계여.
우수 경칩이 지나 눈이 내리고, 저 눈꽃 속에서
움돋는, 대지를
깨우는 깊은 숨소리들리고
우리들의
혈맥 사이로 흐르는, 봄눈 풀리는
강물 소리 듣나니,
귀 기우릴 지어이, 우리들의 가슴으로 스미는
저, 쑥내음 번지는 소리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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