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1
저 현란한
별들의 잔치를 우리는
무엇이라고 불러야 할까......
그땅을
지키기 위해 수 없이
살아져간, 별들의 이야기를
우리는 무엇이라고
불러야 할까.....
312
인호의
호탕한 웃음 소리가 할머니의
낙원이라는 것을 인호는 알고 있을까........
아빠, 엄마의 지혜롭고
영특한 탈렌트를 받아 태어난
인호가 모를이 없겠지만,
할머니는
모르는척, 인호의 웃음 소리가
천하보다 귀하다는 것을 알리고 싶은 것이다.
인호의 맑디맑은 웃음 소리는,
에덴 어디쯤에 상록의 장미로 피어나고....
313
겨울이
가고, 봄이 오고, 그렇게 해안 모래톱에는
계절이 남기고 간
잔해들 사이로 바람이 불어오고,
아직은 짠내음이
배지 않은 물웅덩이에는, 구름이 놓은 징검다시 사이로
하늘이 흘러가고
더는 기다릴 수 없는 마음으로 달려 나간
해안 길에는
낯설지 않은 풍경들이, 새로운 감동으로 다가오고.....
314
천년을
물보라 속에 가슴을 태우던, 그 호국의 혼은
오늘도, 동쪽 바다를
지키는 갈매기 되어, 경계령을 발하고 있는가......
오랜 바닷물의 침수로
수난을 겪어야 했던, 원효의 고뇌의 땅에는
아직도 대왕바위가 우리를 부르고 있는 것이다.
315
모든 사물은
이데아의 그림자라던, 프라톤을
생각하게 하는
젊은 날의 서정시를 다시 읽는 느낌입니다.
돔(Dome) 머리 위로
눈이 내리고,
낮아진 아치형의 돌다리 너머로, 세월을 나르던
물레방아가 돌아가고.....
316
험한
파도를 잠재우고, 고단한
날개를
쉬게 하려고, 태양은 고요히 가라앉았다.
우리도
누군가를 위하여
조용히 가라앉을 수만 있다면,
빛으로 다시 태어나련만.........
316
나무는
기적을 알고, 기적을 낳으며, 기적을
즐기며 산다.
나무야 나무야 조선소나무야.....
뿜어낸 진액으로
송진을 태워
비행기 기름을 짜던 한 세월을
우리는 오랫동안 잊지 못하며 살아 왔단다.
317
정의로운
보안관 존웨인도 탐을 내고 있었을
노다지(no touch)의
출현을, 우리는 두려운 눈으로 바라본다.
오아시스와 황금은
신기루처럼 자주 사라질 뿐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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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다는 것은
저토록 위대하고, 산다는 것은
저토록 잔혹하며, 산다는 것은
저토록 냉엄했다.
저 잔약한
풀잎은 거대한 모래 둔치를 평정하고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생명의 위용으로 알프스를 넘고 있다.
319
천년고도에
눈이 내리면, 우린 불국사의 청운교를 지나
백운교에 오르고 싶어진다.
반백의 소나무 숲 사이로, 천년 비경(秘境)과
만나는, 저 경건하고 아늑한 숨결은
우리를 다시 한 번
춤추는 비천상의 옷자락으로 펄럭이게 한다.
320
아늑한 숲 속에
홀로 놓여 있는 빈의자, 누군가가,
잊을 수 없는
그 누군가가, 와서 앉아줄, 빈 의자, 그러나
알 수 없는 그 사람은
아직도 오지 않고,
향긋한 자작나무숲 속에 홀로 놓여 있는
빈의자는, 왜 우리 가슴에
오래도록 머물다 가는 것일까........
어디선가
들여오는 피아노의 선율이 우리를 슬프게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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