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1
저 광활한
사하라사막으로, 어둠이 내리기
시작하면
떼지어 대상들이 타고가던
낙타들도, 열사의 모래더미에
긴 무릎을 묻고, 걸어온
하늘을 바라보리라. 이스라엘의 자존심,
요셉이 애급으로 팔려가던 날에도
저녁 노을은
하늘을 어둡게 물들이고,
오아시스의 나무들마저도 빛을 잃었을까........
저 광활한 신비는
오랜 세월을 두고도 잊혀지지 않는
우리 하나님의 추억만 같사와, 가슴이 설레이고......
472
저 미지의 바다는
끝없는 유혹처럼, 우리를 부르고
심해선 너머로
불어오는 바람은, 해녀들의
묵은 가슴을 쓸어 내리며, 바닷속
청량한 품 속에서
오히려 행복을 캐내는, 저 오랜 염원들은
아직도 붉은 부표를 따라
바다를 적시고...... 거대한 바다는
지금, 침묵하고 있다.
473
정치(精致)하기
그지없는
당신의 노래는, 깊고 맑은
심연 위로 뜨는 새벽별처럼
세진으로
때묻은 우리들의
심령을 흔들어 깨우고.........
474
바람잘날 없는
광야의 세상을, 숨김 없는 마음으로
헤쳐 나아가면
바람도, 정에 약한 듯이
지긋이 눈을 감고, 풀잎에 등을 대곤
가던 길을 머무는가........
475
저 정결한 미는
그 대로 하나의 제단(altar)이 되어
그 지극한 아름다움과
그 찬연한 꽃향기로, 하나님께는
찬양이되고,
우리들에게는 소망이옵나니.........
흠없는 제사 받으옵소서,
476
백년설로 덮인
머리가 하얀산, 백두산, 창조주의
태초의 손길이
묻어 있을, 그 정겨운 이름, 백두산,
저기는 아마도
아메리카 북 대륙의 록키,
장엄한 빙하가 자랑스럽기만 한데.........
이제는,
우리가 지켜 가야 할 위대한 보석이 아닌가,
476
고단한
날개를 접고, 저 고고하고 경건한
모습으로, 무엇인가를
사유하둣이,
응시하는 저 눈빛, 그러나 평강의 강이
열리는 저 위안을
우리는 사랑하리니........
477
작은
언덕위로 보이는 하이얀 집,
하나님의
아름다운 집에서, 금방이라도, 속삭임 같은
종소리가 울려퍼질 것만
같아, 마음 설레이는 곳, 그 곳에
우리들의 마음으로
상징되는 호수는 맑고 맑아 푸른 하늘 흰구를
띄워내는, 저 고요 속에서,
빛나는 풍광이, 그렇게, 또 그렇게 평화로울수가........
당신의 렌즈로
하나님의 얼굴을 찍으시구려,
지금도 우리를 향해 고요한 눈빛으로 바라보고
계시는 그분의......
478
수천수백의
청옥빛 진주를 쌓아 엮어낸듯한
상아탑 위로
흐르는 코발트빛 하늘은, 세속을 떠난
예술지상주의의
선언만 같아라.........
유일한 모스크바 언덕 위에 꿈 꾸는 보석,
오늘 밤에는
별이 되어, 모스크바 강물 위로
떠 내리려나........
더 없이 현란한 빛으로 촛불을 밝힌
러시아의 전설이여,
479
새벽은
지난 세월의 어둠을 깨뜨리고, 새롭게
태어나는
새생명의 선언이 아닌가.........
상처받은 생명도
어둠 속을 방황하던 나그네의 고통도
한 밤의 휴식으로
새 힘, 새 빛을 찾아, 소생하는 시간이기에,
우리는
힘찬 기도로 소망의 씨를 뿌리고.......
480
우리에게
내재하고 있는 원시를 향한 귀소성은
그 분이 주신
위대한 파토스(pathos)가 아니겠는가........
저 진흙속에서
누리는 화애로운 서정은
우리가 장차, 어떻게 더불어 살아 갈 것인가를
시사해준, 지침만 같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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