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1
풀꽃 사이로
열린 소롯길을 따라, 바람이
불어오고,
순결한 자작나무 숲 너머로, 그 언젠가
바람에 흩날리던
추억의 머풀러(muffler)를 찾아
길 떠나고 싶은 곳,
그 곳에 기억조차도 영롱한
달무리로 서 있는
조그만 꿈들이, 백야를 가로질러 다리를 지나고......
442
이제 막 피어나려는
꽃잎에 숨겨진, 숨결 어린 미풍이여.
자수정 빛 음향(音響)으로
내면을 적셔오는
영원한 불가사의, 당신의 노래여......
443
하늘나라,
그 깊고도 높은 곳, 시름도, 눈물도
아픔도 근심도 없는
그 멀고도 가장 가까운 하늘나라,
하늘나라를 지어주신
그분안에서, 고이 잠드소서........
444
이 벅찬 감격의 눈물은
누가 베푸시는
기쁨의 향연이었을까.......
존귀한
또 하나의 생명을 얻으신
그분께서도, 저러하시거늘.......
445
내면으로 흐르는
빗물이
한 줄기 빛이되어, 세상을 비출 때,
우리는
다시 기도하리이다.
젖은 만큼 빛을 발할 수 있도록......
446
고독의
벽을 허물지 말지니,
눈물겨울 수록
아름다운 우리들의 자화상이여......
날개를 펴라
고독은 종소리되어 울려퍼지리니,
447
해안에서
말을 달리는, 저 풍랑의 바람소리는
잠재워도, 잠재워도
멈출 수 없는 바다의 일상이었던가.......
바다의
고요는 잠들지 않고,
448
시내산
영봉에 구름이 머물던 날도, 그러했으리니,
하나님이
가장 극적으로 지으셨을
분화구의 섬, 제주도에서, 님을 바라는
간구의 깃발은
땅을 덮고, 하늘을 가로지르며......
449
머뭇거릴 수 없는
저 경건의 미는
나의 고독이면서, 나를 향한 절제임을
깨닫는 순간마다
한 폭의 바다는, 논리도, 비약도 아닌
처음부터 한 폭의
바다이었던 것을.........
450
한 마리의
붉은 용은 오늘도 날아, 하늘에 이르는가.....
두고온 산 접동새는
어디서 울고 있기에, 작열하며
떨어지는 저 포말은
뉘 앞섶에서 머물다 가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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