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1
섬진강
강바람이 저토록 아늑한 것은
오랜 세월
범람으로 버텨온 섬진강물이
우리 안에서
머물다 가는 예증은 아닐까......
안으로 흐르는 강
섬진강은 지금도 유유히 흐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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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환상은 영상을 통해서,
빛의 잔치로 열매를 맺나봅니다.
빛은
그렇듯이, 우리 인생에
있어도, 열매를 맺어주는
에너지인 것을......
빛으로 오신이를 추앙하면서,
543
언제든가
관부연락선(페리호)를 타고
바다에
폭풍이 지나간 뒤, 뉘엿뉘엿 물들어가는
노을 빛 속으로
멀리 보이던 용두산 공원을
뒤로하면서, 이별을 고하던 꿈이 살아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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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문해협을 건너
오클랜드섬을 잇는 세기의 명물
금문교(Golden gate bridge),
미국의 경제공황을 이겨낸 증표처럼
미국인의
자부심으로 출렁이는 다리, 금문교,
금문교의
물살 가르는 소리, 느낍니다.
지금 우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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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여름은 무건리에서 와서
무건리로
돌아가는 가는, 마지막 철새,
백학의
울음소리처럼,
우리를
신선의 마을로 인도하나봅니다.
여름이 와서
여름이 돌아가는 곳,
무건리............
546
산울림처럼
머물다 가는 저 여유로움은
화려한
꽃보다 훈훈하고
오랫동안 마음에 담아 두었던
시들지 않는
언어처럼, 겸양으로 흐르는
낮고 낮은 생명의 강이, 거기 흐르고 있다.
547
눈을 감고
두 눈을 꼬옥 감고, 바라보고 푼
명상에 잠긴 호수,
호수가에는 아직도 못다한
사유의 잔해들이
미풍처럼 일렁이는 곳, 그 곳에
날개를 펴고
지금도 날지 못하는 백조의 꿈은
푸른 하늘 흰구름되어
잠겨있나니........
548
어디든
홍해는 가로 놓여 있어, 가는 길을
가로 막을지라도
우리가 두려워하지 아니함은,
그 절망의 시간에
박세리는 신을 벗고
담대히 원샷을 날린 까닭이려니,
절망하지 않는 이들 앞에서는
홍해바다는
반드시 갈라진다는 사실을 더욱 진리로
믿기 때문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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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속
양지바른 땅에는, 어느덧
기우는 햇살에
가슴 조아리는 정적이 몰려 있고, 그 너머로
피어 있는 코스모스는,
단(壇)을 울리며 퍼지는 대표기도의
음색처럼,
사뭇 우리네 숨결을 파고들고......
이름 모를 계절이 머물다 간, 우리들의
등 뒤로 듣는
풀피리 소리, 그 머나먼 여백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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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각할 수 없는
우리들의
의식를 불러 일으켜, 잠자는 영혼을 깨우려고
군병들은 숲 속 그늘에
진을 치고,
정결한 평화가 머물다간 자리, 자리마다
잔디를 깍던 기계 소리만
생소한 듯이 남아 있어, 뒤에 오실
그분을 위해
우리들의 잠들 수 없는 푸른 의식의 도열을
지켜내고 있었다. 우리들의
관조로 일궈낸 내면에 흐르를 기도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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