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1
바람 속에
흩날리고 싶은 꽃잎 하나,
구름타고
날아가다 멈춰선 자리마다
맴을 도는
하늘 끝 인경 소리......
522
파랑새는
둥지를 떠나 멀리 날지
않는다.
무건리 이끼 계곡에는
몇 마리의
백학이 날아 올랐을 뿐이다.
푸른 꿈,
하얀 소망들이,
무더운 현실을 넘어서고 있었다.
523
구름이
내려와 머물다간 자라마다
연못이 생기고
꽃이 피고
연꽃은 오늘도, 일상으로
우리는 맞고 있을지라도.........
한 송이 꽃은
비상한 길을 걸어서 피어 났음이니,
523
우리의
현실은 무더울지라도, 우리가
두려워하지 아니함은
꽃은 피고
구름은 흘러서, 길을 떠나고
하늘 빛은 가을 색으로 영롱하기에.......
우리의
현실이 무더워도
두려워하지 아니함일러니,
524
이 거대한 자연은
우리에게 있어서 무엇인가.........
오묘,
신비,
방대, 모든 용어를 다 동원해 봐도
역시, 우리들 가슴에
남아 있는 한 마디 말은
그분의
가녀린 숨결이었음을 예증할 뿐이니.........
그분의 크신
손길을 설명해 놓은
보이는 바이블입니다.
525
좁은 문으로
들어 가라. 저 소리 없는
외침을
가슴에 귀 있는 이는 듣나니........
526
야자나무
그늘이 있는 해안선은, 알 수 없는
평화와,
한 폭의 잔잔한 경건이
말씀처럼 펼쳐쳐 있다. 저 나즉히
귀대고 듣는 이는 누군가........
527
하나의
풍경 속에 피어 있는, 홍련을 보라.
풍경이면서
하나의 생명의 빛으로
피어 있는
그의 가슴에 입 맞추는 이마다
보편이 아닌
또 하나의 희열에 이르리라.
528
바다는,
여름 바다는 한 폭의 꿈을 꾸며
저만치, 멀리
있을지라도,
안으로부터 울려 퍼지는 트럼팻 소리 같은
내 심령의 바다는
늘 내 안에 있었음을 새삼
일깨워 주는,
꿈꾸는 바다, 바다여........
529
어느덧
가을은 우리 곁에 와서, 수수(愁愁)로이
피어 있고
등경 너머로 보이는
한 줄기 빛은, 아직도 담장 그늘에
남아 있다. 가을은
조금씩 남겨두며 다가오는
목자의 계절인가보다. 먼데서 우리를
부르는 소리 있어........
530
신앙은
문화중에 문화요,
토인비의 말마따나
문명을 낳는 번데기가 아니던가......
신앙은
문명을 창조하는 동력이며
신앙은
문화를 낳는 어머니,
그 신앙으로 일궈낸, 그 거룩한 성전은
오늘이면서
내일을 열고 서 있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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