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1
빛이 있는 곳엔
사랑이 있나니, 섭리의 빛이
창공에서 빛나는
저 영롱한
빛의 향수는, 우리들의 가슴 한 켠을 밝혀내며,
현란한 나상 앞에서
그 참혹했던 옛일들마저도, 엇그제 같고
오늘 같아,
지금도 그분께서 우리 곁에 계심을
알게 하심이니.......
552
신선한 자작나무 잎에
노을이 물들면
어느덧 계절은 저만치가서, 빛 바랜
우리들의 모습으로
한 발자국씩 다가와, 이방인의
가슴을 스산하게
흔들어 깨우지만, 바람은 여전히
계절 너머로 맴을 돌고......
553
영혼의
울림처럼 피어 있는 꽃, 그 구황(救荒) 계절을
영롱한 가슴으로
품어 올린, 당신의 이름은,
밭 속에 숨겨둔 천국처럼 묻어두고 싶어라.
희귀한
울림으로 피어 있는.........
고구마꽃이 피었습니다
554
연(鳶)처럼
피어오른 만선의 기쁨을,
우리는
선망의 눈으로 바라봅니다.
수평선 너머로도
바라다 보이는
이 연처럼 피어오른 만선의
기쁨을......
555
해맑은
미소가 왜 아름다운가를, 빛은
우리 안의 어디쯤에서
빛나고 있기에
해맑은
미소가 왜 아름다운가를, 아직도
우리는 어찌 모른다 하리......
556
새처럼
날고 싶었던, 그 오랜 원주민들의
꿈은, 그들의 깊은
곳에 환상처럼 피어 있나니,
지금도
그리운 이름, 새가되어 날고 싶다.
날고 싶다.
인디안이란 저주의 사슬을 끊고서......
557
감성의
연잎 위로 바람이 지나가고
다시 바람이 불어오면
별빛은 슬리어 어디로 갈까.
다시 감성의
연잎 위로 바람이 지나가고
또 다시 바람이 불어오면
우리는
어디서 바람소리를 들어야 할까.
지금도
우리 안에서 불어 오는
바람소리, 기도소리 멈추질 않고....
558
울 너머로만
보이던 해바라기는, 언제부터인가
계절 너머에서
화려한 그녀처럼 피어 오르고
우리는 매양,
태양의 계절을 맞이 할 때마다
그녀를 여왕처럼
가슴에 품어보는가........
559
돌이킬 수 없는
별빛의 흐름은, 어디서 시작된
세월의 해일(海溢)이었을까......
지는 꽃잎 사이로
흐르는 우리들의 별빛을 찾기 위해
오늘도 우리는
서둘러 길을 떠나고 있지 아니한가......
560
감나무 아래
무너진 채 흐르는 돌담,
멈추지 않는
세월을 정지 시켜 놓은, 낡은 스레이트
지붕에서 떨어지는
폐허 같은 햇살, 조금 들여다 보이는
쇠잔한 장독대의 얼굴,
우리들의 유년은 그렇게 머물러 있었다.
다만 약초에 쓰인다던
접시꽃잎만이, 우리를 키워낸 것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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