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요 그 개똥참외
그는 생명의 강을 흘러 여기에 그 독특한 열매를 맺느다고 생각됩니다.
콩밭을 매다보면 저기 심지 않은 개똥 참외가
인분의 독한 여정속에서도
당당히 특유의 맛을 자랑하던
그 강한 씨앗은
참 위대하였습니다.
세상에
저 먼 러시아 도심의 한 구석 남새밭에도
그렇게 만들어진 빛나는 씨앗이 있었습니다.
그것도 동토의 땅인데도
같은 삶의 같은 생각을 느끼게 하는 누렁참외입니다.
남곡/오완
2005-03-08 08:31:54
러시아 참외는
이 곳, 잘 익은 호박처럼, 그렇게 크고
견실해 보입니다. 그러나
속은 너무 부드럽고, 당도가 높은 수분으로
가득 채워진, 그런 과일입니다.
씨가 너무 찬란하게 박혀 있어서, 무엇인가
알 수 없는, 생명의
외경을 느끼게 합니다. 저 찬란한 생명 속에서
나는 어디쯤 자리잡고 있는 것일까,
그런 생각은, 러시아에 살고 있는 나의 존재의
의미를 깨닫게 하더군요.
그러나 단순한 이방인이 아닌, 거대한 생명의 우주 안에서
우리들의 실체를
들여다 볼 수 있는 지혜를, 그 해 여름은
주었나봅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