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7년 만에 눈이
억누름 같은 재앙이라지요
눈꽃이라 축제도 하며 아낌없는 찬사를 보냅니다.
더구나 빙산이 사라지고 있다는 두려움앞에서
이 겨울의 눈은 언제보아도 행복합니다.
그런데 그 눈의 무게가 재앙이란 거
최근에 겪는 뉴스입니다.
그래도 그 중심에 내가 없는 건 아직도 눈에 대한 아름다움을 간직하는
행운이겠지요
저 참새가 저리 모여서 움크리고있음은
어릴적 무수히 참새 잡으려고 눈 아래 비집고 볍씨 뿌리던
그 통통했던 새
이러다 봄이 오는 어느 3, 4월
유난히 목련 꽃에 앉은 목련 닮은 그 참새를 기억하게 합니다.
무엇을 먹고 사는지
눈 속의 겨울을 마냥 좋아할 순 없는 것 같습니다. 미안해서
남곡/오완
2005-12-26 17:32:59
사포니아님
모스크바에는 흔히들 말하는
저런 참새 떼들이, 이리저리 사람 곁은 따라다니면서
먹이을 얻어 먹도록 자연스럽게 길들여져 있습니다.
사람들이 새를 잡는 일이 거의 없습니다.
여기 저기 나무 가지마다 먹이 둥지를 만들어 달아 놓으면
새들은 날아들어, 그 찬란한 생명줄을
노래합니다. 사람과 더불어 살아가는 모스크바의 새들은
때가 되면, 사람들이 먹이를 던져 주는
창문가로 날아듭니다. 마치 새들을 방목이라도 하는 것처럼
새들을 위한 먹이를 집집마다 마련해 놓고
사람들과 눈을 마주쳐가면서 자연과 더불은 공동체로
살아 갑니다. 어릴적
새만 보면 고무총으로, 삼태기로 트릭을 써서 눌러 잡으려던
어리석었던 생각들이 미안하게 느껴졌습니다.
모스크바의 겨울은 새떼들의 지저귐으로
찬란할 뿐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