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집시
그의 고향에서 안나까레니나를
다시 읽는 느낌은 또 다른
것이었을까.
안나의 사랑이 물결처럼
찾아 왔듯이, 이 곳 북구의 겨울도
사랑처럼 찾아오는
것을,
다만 안나는 행복한 겨울을
슬픔으로 바꾸고
이 곳에 다시 태어난 신 자유인 안나는
추운 겨울을 따뜻한 꿈으로
바꾸어 가고,
밖은 언제나 제철의 모습으로 아름답습니다.
정지한 물체처점 한곳에 안주하는 이는
또 겨울의 시리도록 하얀 눈도 앙상한 그리고 바스락거리는 낙엽도
언제나 한컷 , 한 장면으로
모든 걸 연상하게 합니다. 아니
이미 있고 이치적으로 있는 거
모든거에 의미가 부여되고
배경이 그로 인해 살아나고
사라지는, 부서지는 안타까움도
이 겨울이 있어 더 커지는 거.
아기적 축축한 기저귀의 느낌이 그랬을 것 같은
내 간절한 그리움으로 밤을 새워
일을 합니다.
아침이면 부시시 부은 얼굴로
오후가 되도록 눈 매움으로 견디어 보니다.
남곡/오완
2005-12-19 18:45:55
나은님,
러시아에서 다시 읽는 안나까레리나는
새로운 느낌이었습니다.
그는, 무엇을 구하려고 죽음을 택했을까, 그런 생각을
하면서, 상형문자로 내리는
창밖의 함박눈에 눈길을 돌리면서.....
남곡/오완
2005-12-19 18:59:52
사포니아님.
러시아제정시대의
절대적인 구속감과 그로부터 자유로웠던
사람들의 방종, 그러나,
진실로 자유를 향유할 수 없었던 것은
처음부터 자유가 없었던 사람들이 아니고.
처음부터 자유를 가지고
태었났던 사람들이라는 점이, 우리를 두렵게 할 뿐이기에,
자유란, 가장 향유하기 어려운
숙제 같은 느낌이 들어, 우리를 자주
돌아가 보게 하는 것이지요,
비극의 주인공을 통해서, 새로은 희망의 주인공이
거듭나기를 바라는, 이 소박한 생각으로
안나의 고향에서, 다시 읽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눈내리는 어느 겨울날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