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51
소낙비 지난간 자국,
꽃잎을
적시며 소낙비 지나간 자국.
그래도
우리는 슬프지 않았다.
시련은
늘, 우리의 아픈만큼, 꽃을
피워내기 때문이다.
연꽃도
그러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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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산유곡에
달이 뜨던 날, 우리는 조용히
연꽃 속으로
모이자고 했다. 누가 그랬을까........
지금도 모르는
그 한마디는, 한 송이 꽃처럼
우리들의
가슴에 오래도록 남아 있다.
추억처럼
희망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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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격동기의 인생을 살아가면서, 춤을 배웠다.
비호처럼
날렵하고, 사슴처럼
유연했나니,
그녀의 춤사위는 활 위를 나는
새만 같고
우리가 쏜 화살은 아직 다다르지 아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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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우리의 눈을 돌릴 수 없게 하는 것일까.....
저 투명한 눈빛 속에
숨겨 있는
자화상을 보는 듯한, 이 느낌은
우리를 두렵게 하고,
저 고매하기 이를데 없어, 붉은 낙인마저
하햫게 변할 것만 같은
저 거룩한 위기, 위기가 기회임을
알게 하소서.........
855
손상될 수 없는
영원한 것이 어떻게 존재하는가를,
비밀을 누설하듯이
마음에 박힌
우리들의 신앙이여, 생명의
무구(無垢)함이여.......
856
진정,
하나의 persona를 형성해 가는
과정을 통해서
축제를 이루어 가는, 그 정신 때문에
그 진지함이
축제를 성공으로 인도하는 첩경이러니,
그 오랜
불레셋 땅에서 피어난, 한 송이
등꽃이라, 불러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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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인가
신선한 발상이 녹아 있어,
우리를
기쁘게 한다면, 우리는
기꺼히 그리하리이다.
무더운
여름, 바다에서 밀려 오는
그대의 체취를........
858
잠시
하늘이 열리더니, 저토록 차란한
팡파레가 울려 퍼지고,
바다는 일제히
깃발을 흔들며 일어서고, 백마 타고
찾아온 구름 속 귀공자는
에머랄드 계단을 밟고,
서서히
바다를 향해 내려오고 ........
이는,
하늘과 바다는 처음부터 하나이었든
까닭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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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의
거룩한 에로스는, 신이 내리신
은총이어늘,
무슨 이유로 사람들의
마음을
훔쳐보랴, 신이여, 에로스의 여신이여,
저 가슴이 영원토록
뛰게 하옵소서........
860
가난은
화합을 낳고, 이득은
분열을
낳는 원천적인 속성을, 어찌하리......
그러나,
긴목, 긴 다리
그리고 하얀 양심이 지어낸
천혜의 간격만은
더는 허물지 말지니,
어디선가 들려오는 학울음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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