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1
숙면에서
깨어난, 저 깊고 우아한 기품 만큼이나,
우리들의 깊은 곳에
뿌리를 내리고 있을, 소망을 일궈내듯이
우리는 지금
당신에게로 귀의하고 싶다.
지난 세월
울타리에 피어난 호박꽃을
누비던, 저 꿀벌의 굉음 소리에 깨어나........
812
이 격정에 찬
추상 속으로 흡입되어 가면
우리는
말탄 기사가 될 것 같은, 어떤 용기를
뿜어주는,
도약이 있습니다.
그 곳에 가면
우리가 만날 환희도 있으리라는
신념에 찬, 음성도
바람 소리처럼 흩어집니다.
813
우주 판타지를
보는
이 황홀한 장관을, 우리는 일생일대에
단 한 번 기억하게 될 것이니,
저 현란한
해와 달이 빚어내는, 우주 최대의 향연과
그 드높은 굉음은,
우리들의 오관으로 듣지 못하였을 뿐,
지금부터
영원까지 소멸되지 않으리니,
이 오묘한
창조주의 질서 속에 우리가 있음을
감사하고, 기뻐하옵나니.........
814
시련의
어둠이 밀려와도, 우리가
두려워하지 아니함은
태양을 가리운
어둠은 반드시 물러난다는 사실 때문이다.
빛은 궁극적으로
어둠을 이기고, 빛이 지닌
의로움으로
다시 영원을 노래하며, 하늘을
가득히 채우리니........
그러기에 일식은 두려움이 아니라,
환상인 것을 노래하고 싶다.
우리 모두는,
815
한 해를
영롱히 일궈내는, 저 해바라기들의
농경은,
올해도 풍년을 예감케 하나니,
그 안에 가득히
채워 넣었을, 그 단단한 씨알들의
성숙을 생각하며,
우리 안에서
자라고 있을, 내 영혼의 씨앗을 찾는다
816
울타리 너머로
홀로
고독을 지키던, 해바라기, 이제는
마을을 이루고
산을 이루며
강물처럼 흘러서 어디로 갈까.......
일식으로
해를 잃은 시간에도, 해바라기는
피어나고
817
실사보다
더 신비한 반영은, 진정
프라토닉한 느낌,
이데아의
그림자로 태어난, 우리들의
모습마저도, 새롭게 관조케하는
물속에 드리운
그대 그림자여...... 심오함이여
818
오,
황금빛 현란한 그대의 면류관이여,
이 깊고 안온한
숲속에서, 천년 신비를 감춰온
당신은,
어느 왕조의 꿈으로 태어난
살아 있는 옥좌이리이까.......
영원하기에, 찰나적인 당신은,
819
바다의
일출은 언제나 장엄한 것인가......
말씀으로
세상을 지으신 이의
음성이 들릴 것만 같은, 저 경건함으로
새날이 밝아 온다는 것은
얼마나
벅차고 놀라운 일인가를, 우리는 노래하리라
820
고향 소식처럼
다정한
두 구상 사이로, 십자가는
오히려
외로웠을까....... 지금도
들려오는, 수고하고 무거운 짐진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를
편히 쉬게 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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